
장마 지나면 엄청 덥겠지.
지다가도 더워서 몇번씩 깨겠지.
직사광선 때문에 정수리가 따갑겠지.
그래도 난 여름이 좋다.
온 세상을 살균하듯 내리쬐는 볕도 좋다.
오늘처럼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흠뻑 젖는 것도 좋다.
그럴 땐 맘껏 소리 질러도 부끄럽지 않다.
모기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깨는 순간마저 여름이어서 좋다.
겨울도 좋다.
아랫니 윗니가 딱딱 부딪힐 만큼 추운 날씨는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겨울에는 신기한 눈이 내리고, 겨울나무는 아름답고, 겨울나무는 우아하고,
눈을 맞으면 더 우아해지고, 쨍한 겨울 하늘도 좋다.
입김도, 담요도, 귤도 좋다.
밤이 깊어질수록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큰개자리와 오리온자리를 보면서
아까보다 지구가 이만큼 돌았구나 확인하는 순간도 좋다.
- 이제야 언니에게 / 최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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